드볼은 예전에 디깅하면서 느낀 게, 의외로 저평가가 더 심함

사실 그때가 한창 블리치랑 매치업 자주 언급되던 시기라
판 깔리면 아이젠 vs 손오공, 유하바하 vs 전왕처럼 당시 기준 불리한 주제로도 이길 수 있도록
단순 반위업이나 간과되는 약점부터, 아예 잘못된 스펙 해석 기준까지 일일이 정리해놓는 음침한 헛수작을 한 적이 있었는데
막상 찾아본 감상으로는
당시 "거품곤볼이다", "반위업 좆되는데 최강 이미지 때문에 안 까인다" 하던 인식과 달리
오히려 전왕이나 세계관 구조는 저평가가 훨씬 심한 것 같았음;
옛날 작품이라 우주론 관련으론 오역 이슈도 있던데, 몇몇은 아예 억까에 가까운 게 정론처럼 퍼져 있기도 해서 좀 의아하더라.
예전에도 했던 말이지만, 난 여전히 전왕이 요기리나 유하바하같은 캐릭터에게도 승리 가능성이 있는 캐릭터같음.
직접 보여준 업적이 적어도 파편화된 설정들 다 끌어오면 충분히 배틀에서의 무결성이 있어서(어차피 영왕, 시바이, 전왕 같은 시리즈 내 최고신격은 이렇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고)
인식처럼 스케일에 비해 약한 캐릭터가 절대 아님.
언젠가 유하바하 vs 전왕 떡밥이라도 열리면 전왕측으로 이겨볼 자신이 있을 정도임. 적어도 비비긴 할 듯.
이젠 브게도 불이 다 꺼져서 떡밥이 탈 일이 없겠다 싶은 게 문제네...
업그레이드의 여지도 여러 방향으로 있지만, 스케일을 떠나서 전왕에게 흔히 놓여지던 저평가들의 논리적 구조도 그닥 탄탄한 것 같진 않음.
우주를 삭제한 직후 공간적, 시간적 사건들이 성립했으므로 물질적 대상을 소멸시킬 뿐 근본적으로 시공간 연속체, 과거, 미래 등을 지우지는 못한다,
평행세계마다 한 명씩의 전왕이 존재하므로 우주적 섭리를 거스를 수 없는 인과조작컷 유리대포다,
삭제 권능은 피지컬과 무관하며 그 권능 외에는 증명 수준이 빈약하고, 상위 티어 전사들의 움직임을 인식조차 못 하는 물리적 능력치의 한계마저 드러났으니 스피드블리츠에 취약하다... 등등
하나같이 표면적으로는 맞는 말이라도 자세히 뜯어보면 수긍할 필요까진 없던 것들이 태반이었음.
같은 가혹한 잣대를 갤럭투스에게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지금은 저런 얘기들 다 사장됐나? 모르겠네. 당시엔 일부러 판 벌려서 논파해보려 했는데 어그로가 안 끌려서 묻힘 ㅋㅋ십...
특히나 그 저열한 반응 속도는, 오히려 스펙 증명에 있어선 플러스 요소같기도 함.
권능이 피지컬로 확장되지 않는 탓에 내구력, 속력, 이능 대응 수단 등의 종합적 '전투 적합성'에 대한 증명이 전무한 전왕에게 있어서
그런 개씹느림보새끼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추상적인 이능력과 압도적인 속력으로 무장한 온 우주의 강자들이 전부 모여도 '절대로 전왕에게는 싸움조차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명시되었다는 건
적어도 세계관 내의 어떤 능력도 (전투력 개념과 무관히) 통용될 수 없으며, 어떤 파괴적 현상도 위협이 될 수 없다는 강력한 정황이 됨.
반대로 전왕이 '상대보다 빠르게 상대를 삭제할 수 있어서' 최강인 거였다면
속도 이점이 무의미해지는 몇몇 캐릭터들에겐 간단히 패배하게 됨.
내구력도 저항력도 증명이 부족하니까. 유일한 승리플랜인 '상대보다 먼저 삭제한다'가 막히면 끝이었겠지.
단순히 더 빠른 우주권 캐릭터들만이 아니라, 우호적 해석의 골익레나 거품 꺼지기 전의 라인하르트같은 지구권 캐릭터한테도 진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었을 거임. 그게 옳든 그르든.
즉 존나게 조롱당했지만
사실 전왕이 디스포(혹은 파괴신)을 인식조차 못하는 묘사는 오히려 드퀴들이 반가워할 장면이었다고...
하여간 예전에 이런 전왕 저평가 관련해서 인식 좀 개선하려고 판 열어보려 한 적이 있는데
캐릭터가 비호감이라 그런지 드퀴들한테서조차 딱히 이목이 안 끌려서 폐기했던 게 우주론 글 보고 떠올라서 뒷북 좀 침ㅋㅋ
아 근데 또 오히려 손오공, 셀 이런 일반 전사들은 생각보다 까일 수 있는 지점이 많은 것 같긴 하더라...
용암컷, 총알컷같은 우스갯소리를 싹 다 배제하고도 그럼.
애매한 신뢰도의 주장들이 전통적, 관성적으로 적당히 인정되고 있다거나
물리 수단을 통한 단순 우회적 위협에도 대책이 부족하고
온갖 생물학적 한계, 가령 호흡 여부나 스케일에 비해 너무 빈약한 스태미나처럼 공략할 약점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역시 이능 저항력이 최대 역린 같음.
이 해석에 대한 정교한 대안이 제시되는 것만으로도 위상이 많이 흔들릴 텐데
국내에서 오래 통용돼 온 완전무결한 저항력 모델은 사실 반위업이 좀 많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처음부터 그 해석의 접근 방향 자체를 달리할 여지도 크다고 생각해서
하기야 뭐 이치고보다 심하진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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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혹시 시간적 현상 전반에 대한 저항/우월성? 정도 의도로 그렇게 표현한 거라면
난 그건 꽤 여지가 있는 것 같음. 물론 정도의 문제겠지만
오히려 어지간한 타 작품의 우주 파괴 묘사보다도 '시간선의 삭제'라는 속성은 명확하게 표현돼서
하나의 우주관 전체를 소멸시킬 때 자신을 포함하던 과거마저 지워낸 게 의도상으로도 나름 확고한 셈이라
규모를 떠나서도 이 절대적인 불가침성(적어도 드볼 세계관의 한도 내에선)이 꽤 강한 시간적 수준에서도 아주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지켜진다고 봐도 될 것 같음. 시간계열 능력이나 현상이 드볼 세계관에 그렇게까지 드문 것도 아니고.
존재론적 내구성이라는 표현 딱이긴 하네 ㅇㅇ 예전에 영압 설명할 때 저항력과 구분짓기 애매한 내구성의 성질 관련해 썼던 말인데 전왕한테 훨씬 걸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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